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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호주 건설 분쟁 해결과 계약 외 청구의 중요성
- 외부전문가 기고
- 호주
- 시드니무역관 전희정
- 2025-07-25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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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건설 분야, 계약서만으로 모든 분쟁 해결 어려울 수 있어
계약 외 청구 등 관련 법적 수단 사전 숙지로 리스크 예방 가능
조형순 변호사, CCR
호주의 건설 프로젝트는 일반적으로 정교한 계약 체계 아래 진행되지만, 실무에서는 계약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다. 계약의 불완전성이나 외부 변수로 인해, 계약 조항만으로는 법적 구제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이러한 경우, 호주의 법체계는 계약의 틀을 넘어 다양한 법적 구제 수단을 제공한다. 본 기고문은 건설 분쟁에서 자주 활용되는 주요 계약 외 청구 방식들을 소개하고, 실무적으로 리스크를 보다 유연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한다.
계약 외 청구가 필요한 이유
건설 계약은 분명 프로젝트의 기초를 이루는 중요한 문서이지만, 모든 상황을 해결할 수는 없다. 아래와 같은 경우 계약 외 청구가 불가피한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a) 계약 자체가 불완전하거나, 구제 수단이 제한적인 경우
b) 특정조항이 법적으로 무효 또는 불공정하여 집행 불가능한 경우
c) 계약상의 권리가 실무 관행과 달라 충돌하는 경우
d) 계약 외 수단을 통해 더 강력한 법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는 경우
이러한 상황에서, 당사자들은 판례법(common law)이나 관련 법령에 따라 구제를 모색할 수 있다.
주요 계약 외 청구 유형
호주 건설 분야에서 흔히 제기되는 계약 외 청구 유형은 다음과 같다.
청구 유형
법적 근거
실무상 유의점
과실 (Negligence)
불법행위법 (Tort Law)
주의 의무의 존재 및 위반, 손해 입증 필요
기만적 행위 (Misleading and Deceptive Conduct)
호주 소비자법 (ACL)
‘의존’ 및 ‘손해’ 사이 인과관계 입증 필수
불공정 계약 조항 (Unfair Terms)
호주 소비자법 (ACL)
소규모 사업자 계약에도 적용
신의성실의무 (Good Faith)
판례법 (Common Law)
계약상 명시 없어도 적용 가능
금반언 (Estoppel)
형평법 (Equity)
기대 형성 → 의존 → 손해의 흐름 입증 필요
권리 포기 (Waiver)
계약법 (Contract Law)
일관된 행동이 포기의 증거가 될 수 있음
부당이득 반환 (Quantum Meruit)
형평법 (Equity)
계약이 없더라도 공정한 보상 청구 가능
1. 불법행위법상 과실 (Negligence)
과실은 계약의 존재 여부와 무관하게, 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히지 않도록 합리적인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을 때 제기할 수 있는 청구이다. 건설 분야에서는 시공사, 설계자, 감리자, 컨설턴트, 심지어 자재 공급업체까지도 주의 의무의 주체가 될 수 있다. 과실 청구의 기본 요건은 다음과 같다.
a) 주의 의무의 존재: 해당 상황에서 합리적인 수준의 주의를 기울여야할 법적 의무가 있었는지
b) 주의 의무의 위반: 기대되는 주의 수준을 충족하지 못했는지
c) 손해 및 인과관계: 그 의무 위반으로 인해 실제 손해가 발생했는지
d) 예측 가능성: 발생한 손해가 사전에 충분히 예측 가능한 것이었는지
특히 건설 분쟁에서는 신체나 재산 피해 없이 발생한 순수 경제적 손실(pure economic loss)에 대한 청구가 어려운 이슈로 자주 등장한다. 이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뉴사우스웨일즈(NSW)주는 2020년부터 디자인 및 건축 실무자법 (Design and Building Practitioners Act)를 시행하여, 설계/시공 관련자에게 경제적 손해에 대한 주의 의무를 명시적으로 부과하고 있다. 이 주의 의무는 계약으로도 배제할 수 없으며, 모든 프로젝트 관계자에게 적용될 수 있다.
2. 호주 소비자법 (Australian Consumer Law - ACL)
호주 소비자법(ACL 이하)은 건설 산업에도 적용되며, 특히 '기만적 또는 오해를 유발하는 행위 (Misleading and Deceptive Conduct)'에 대한 유형이 중요하다. ACL은 ‘기만적이거나 오해를 유발하는 행위’를 금지하며, 이는 개인과 기업 모두에게 적용된다. 건설 산업에서도 ACL 위반 사례는 빈번히 발생한다.
실제 사례 예시:
a) 입찰단계 허위 정보 제공: 입찰 제안서나 질의응답 과정에서 현장 조건, 지하 유틸리티 정보, 기존 구조물 상태 등을 실제와 다르게 설명
b) 프로젝트 승인/허가 상황에 대한 오도: 발주자가 프로젝트가 이미 정부 인허가 또는 타 기관의 승인을 받은 것처럼 설명했으나, 실제로는 일부 승인 절차가 미완료 상태였던 경우
c) 공사 변경 지시에 대한 암묵적 약속: 발주자가 특정 작업에 대해 “Variation으로 처리해줄 테니 우선 시공해달라”는 식의 구두 약속을 했으나, 사후 비용 지급을 거부
이런 행위로 인해 상대방이 합리적으로 ‘의존’하였고, 결과적으로 손해를 입었다면, 손해 전액에 대한 배상 청구가 가능하다.
이와 함께 '불공정 계약 조항 (Unfair Contract Terms)'도 매우 중요하게 다뤄지는데, ACL은 소비자 또는 소규모 사업자를 대상을 한 계약에서 불공정 조항을 무효로 간주한다. 이는 주로 표준 양식 계약에 적용되며, 한 당사자가 준비하고, 상대방이 협상할 기회 없이 '수락 또는 거부’ 방식으로 받아들이는 계약을 의미한다. 불공정으로 판단되는 경우는 해당 조항이 당사자 간에 현저한 불균형을 초래하고, 계약의 합법적인 이익을 보호하는 데 합리적으로 필요하지 않으며, 당사자에게 손해를 야기하는 경우로 이는 불공정 계약으로 간주되어 무효가 된다.
3. 신의성실 의무 (Good Faith Obligations)
신의성실 의무는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았더라도 일반법상 인정되는 중요한 원칙이다. 이 의무는 단순히 정직하게 행동하는 것을 넘어서, 계약의 목적을 훼손하지 않도록 협력하고, 재량을 합리적으로 행사할 것을 요구한다. 비록 신의성실 의무가 자신의 정당한 이익을 상대방의 이익에 완전히 종속시킬 것을 요구하지는 않지만, 당사자들이 합리적인 방식으로 협력하여 계약을 이행해야 함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Bundanoon Sandstone v Cenric Group Pty Ltd; TWT Property Group Pty Limited v Cenric Group Pty Limited [2019] NSWCA 87 판결에서는 발주처가 시공사를 배제하고 하도급업체와 직접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부당하게 기존 계약을 해지한 것에 대해 신의성실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이 판결은 계약상 권한의 행사가 합리성과 신의성실 의무에 의해 제약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이는 건설 계약에서 당사자들이 계약적 권한 행사가 무제한적이지 않으며, 신의성실의 원칙을 준수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4. 금반언 (Estoppel) 및 권리 포기(Waiver)
금반언(Estoppel) : 금반언은 어떤 당사자가 다른 당사자에게 한 약속이나 진술을 번복하지 못하게 막는 법적 원칙이다. 즉, 어떤 사람이 말이나 행동으로 다른 사람에게 기대를 갖게 해 놓고, 나중에 그 말을 뒤집거나 모순되는 주장을 해서 상대방에게 손해를 끼치는 것을 금지한다. 이는 기존 사실에 대한 믿음을 유도한 경우 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한 약속을 하는 경우에도 해당이 된다. 예컨대, 발주처가 구두로 추가 공사를 승인하고 사후에 그 비용 지급을 거부한 경우, 금반언 주장이 가능하다. 따라서 한 당사자가 기존 입장을 번복함으로써 상대방이 손해를 입은 경우에는 금반언이 적용 가능한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
권리 포기 (Waiver) : 권리 포기는 기존 권리를 명시적으로 포기하거나 묵인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는 한 당사자가 두 가지 대안적이고 모순되는 권리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때 발생할 수 있으며, 한 권리를 포기하면, 그 권리를 나중에 다시 주장하지 못한다. 건설 공사에서 대표적인 예시로는 계약서상 통지 요건의 반복적 미이행을 묵인하는 것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계약서상 변경공사 요청 시 5일 이내의 서면 통지가 필요하다고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발주처가 매번 시공자의 지연된 구두 요청에 대해 별문제 없이 비용을 인정해주었으나, 이번에는 5일내에 서면 통보를 하지 않았으니 변경공사를 인정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할 경우, 시공자는 상대방이 계약서 상의 통지 요건에 대한 권리를 스스로 포기한 것으로 주장할 수 있다.
5. 부당이득 반환 (Quantum Meruit)
Quantum Meruit은 라틴어로 '수행된 작업에 대한 가치'를 의미하며, 계약이 없거나 무효인 상태에서 한 상대방에게 제공한 가치에 대해 공정하고 합리적인 보수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법 원칙이다. Quantum Meruit, 즉 부당이득 반환 청구는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주로 발생할 수 있다.
a) 계약 미체결 또는 무효: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작업이 수행되었으나 실제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거나, 체결된 계약이 무효인 경우
b) 계약 가격 미지정: 작업을 수행하는 계약이 존재하지만 계약 가격이 명시되지 않은 경우
c) 계약 범위 외 작업 수행: 계약 범위 외의 작업이 소유자의 요청으로 수행되었으나 계약상 변동 조항에 의해 보상받지 못하는 경우
d) 계약 종료로 인한 대가 실패: 계약이 발주처의 계약 이행 거부로 인해 종료되어, 시공사가 완료한 작업에 대한 계약적 지급 권리가 발생하기 전에 계약이 종료된 경우
예를 들어, 발주처가 시공사에게 업무범위 이외에 다른 업무 요청을 하였고, 시공사는 별도 계약 없이 해당 작업을 수행하였다. 공사 완료 후 시공사가 추가 업무에 대한 비용을 청구하자, 발주처는 “계약에 명시되지 않았으므로 지급할 수 없다”고 거부하였다. 이러한 경우 건설사는 부당이득 반환 원칙에 따라, 해당 작업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
실무적 시사점 및 결론
호주 건설 산업에서는 계약서만으로 모든 분쟁을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가 수시로 발생한다. 따라서 계약 외 청구 수단을 이해하고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실무적 고려가 필요하다.
a) 다각적인 분쟁 해결 전략 수립: 계약 위반 청구와 더불어 과실, ACL 위반, 신의성실 의무 위반, 그리고 부당이득 반환과 같은 계약 외 청구의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는 특히 계약상 구제책이 불충분하거나 계약 자체가 문제되는 복잡한 상황에서 유연한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다.
b) 철저한 기록 관리의 중요성: 모든 계약 단계 및 공사 진행 과정에서 문서화된 기록을 철저히 유지하는 것은 계약 외 청구를 입증하는 데 필수적인 증거가 된다. 예를 들어, 기만적 행위 청구 시에는 진술의 내용과 의존 여부를 입증하는 기록이 필요하다.
결국, 건설 분장은 ‘계약대로’만 판단되지 않는다. 계약서의 범위를 넘어 다양한 법적 수단을 숙지하고 사전에 준비하여 잠재적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이 분쟁 예방과 성공적인 프로젝트 수행의 핵심이다.
본 기고는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필자가 상기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로 인해 발생한 직/간접적인 손해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상기 내용에 기반하여 조치를 취하시기에 앞서 반드시 개별 상황에 적합한 자문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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