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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독일 이차전지 시장: 전기차 부진이 배터리에도 악영향, 그러나 신기술 개발에 대한 모멘텀은 여전
  • 외부전문가 기고
  • 독일
  • 뮌헨무역관 이현한
  • 2024-09-06
  • 출처 : KOTRA

독일 정부의 보조금 지급 중단 후 전기차 판매둔화 지속: 상반기 판매량 9% 감소

독일 전기차의 부진이 EU의 배터리 공급망 구축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

단, 기타 서유럽 국가의 선전과 PowerCo의 고체전지 양산화 시도 등 긍정적인 조짐도 병존

이건우 박사, 헨켈(Henkel AG & Co. KGaA)


독일 전기차 판매 감소가 전 유럽 배터리 공급망 구축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얘기는 사실인가?


2024년 독일 EV 성장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2024년 상반기 독일 전기차 판매는 18만4125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6% 역성장했다. 20246월 독일 전기차의 월간 판매량은 4만3412대로 전년 동기 대비 -18%에 달한다. 그나마 무려 -30% 감소한(판매량: 2만9708) 5월보다는 개선된 숫자이다. 상반기를 기준으로 금년도 전기차 판매를 추산해 보면, 24% 하락한 39만3000대의 판매가 예상된다. 2024 1월에서 7월까지 프랑스에서는 총 17만5432대의 전기차가 판매되며 15%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고, 벨기에서는 7만4110대가 판매되어 무려 47%의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브렉시트(Brexit) EU를 탈퇴한 영국을 제외하면, 독일의 유럽 시장 내 비중이 적지 않기에 독일 전기차 부진의 여파가 전체 유럽으로 퍼지고 있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주변 국가들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2024년 상반기 전체 유럽의 전기차 시장 비중은 전년 15.1% 대비 오히려 0.7% 감소한 14.4%를 기록했다.


독일의 저성장은 연방 정부의 보조금 중단과 무관하지 않다. 또한, 변화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기존 산업군과 문화, 그리고 내연 기관의 발전, 좋지 않은 경제 상황, 지정학적 리스크 등 기타 부진 요인도 다양하다. 결국 전기차 성장 지연의 여파는 전기차 수요에 의지해 왔던 기존 배터리 회사들에 이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일까?


지난 6월 스텔란티스(Stellantis)와 메르세데스 벤츠의 후광을 받고 있는 ACC(Automotive Cells Company)는 독일과 이탈리아 공장 건설을 잠정 중단한다고 전격 선언했다. 전기차 시장의 예상보다 느린 성장 속도와 중저가 배터리로의 기술전환 검토가 이유라고 발표되었다. CATL의 독일 라인의 가동률도 예상보다 낮다. 기가 베를린의 배터리 생산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전기차 업황과는 별개로 노스볼트(Northvolt)는 최근 BMW로부터 계약 파기 통보를 접한 데다가 기타 악재가 겹쳐 본의 아니게 독일 배터리 공급망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더하게 되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비관론을 논하기에는 성급하다고 보고 있다. 여러 이슈로 성장이 둔화된 것은 사실이나, 기본적인 모멘텀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오히려 이를 기회로 전략수정이나 자금순환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는 긍정적인 여론도 있다. 전기차와 차근차근 공급망 구축을 준비 중인 배터리 산업의 긍정적인 신호는 여러 곳에서 감지할 수 있다.

 

2024년 상반기 폭스바겐 성적표: 전기차는 대체로 우수, 하반기에는 반등세도 예상


폭스바겐 그룹은 2024년 상반기 약 317000대의 전기차를 판매했으며, 이는 전년도 32만1600대 대비 1.43% 감소한 수치이다. 그러나, 보조금의 영향이 적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전년 대비 17% 증가한 136000대가 인도되었다.


북미(+8%), 남미(+15%), 서유럽(+2%) 지역의 성장이 다른 지역, 특히 2분기 중국에서의 감소를 대부분 상쇄했다. 2분기 전기차(BEV) 인도량은 전년 수준(+0.1%)을 유지했으며, 같은 기간 BEV 점유율은 8.1%로 상승했다(2023 2분기: 7.7%).


특히 독일 판매 1위인 ID.3(66000대)뿐만 아니라, ID.4/ID.5(86000대)를 포함한 3개 차종의 판매가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캠퍼를 겨냥한 아이디 버즈(ID.Buzz) 역시 14000대 판매되어 준수한 실적을 나타냈다.


3분기부터 인도가 시작될 폭스바겐 ID.7 투어러 모델(VW ID.7 Tourer), 아우디의 이-트론(Audi e-Tron), 그리고 CATL의 배터리가 적용된 포르쉐 마칸(Porsche Macan) EV 등의 영향으로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는 실적이 향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규 모델의 출시로 인해 보조금 삭감에 대한 영향이 사라지고, 독일 전기차 시장에 활력이 생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고체 전지 상용화에 한 걸음 바짝 다가간 PowerCoQuantumScape


최근 메르세데스 벤츠 지하 주차장 화재 사건으로 불거진 전기차 열 폭주 확산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많은 전문가들은 전고체 전지를 꼽는다. 폭스바겐의 자회사 파워코(PowerCo) 역시 오랜 기간 퀀텀스케이프(QuantumScape)와 함께 안전하며 고성능의 전지 기술을 위해 협력해 왔다.


사실 퀀텀스케이프의 전지는 고체 세라믹 분리막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전고체 전지라고 하기는 어려우며, 자체적으로 이를 고체 리튬 메탈 배터리(solid-state lithium metal battery)라고 명명한다. 퀀텀스케이프에 따르면 기존 폴리올레핀(Polyolefin) 소재의 대체 및 리튬 메탈 음극재의 사용으로 인해 보다 향상된 안전성과 에너지 밀도, 초고속 충전 등을 보장한다.


올해 초 모기업 폭스바겐이 시황을 이유로 IPO 연기발표를 했을 때의 우려와 달리, 파워코는 최근 퀀텀스케이프와의 기존 합자회사 설립안을 대체하는 비독점 라이센스 계약에 대한 사항을 발표하여, 차세대 기술 개발에 대한 모멘텀이 강화되고 있다고 알렸다.


이에 따르면 파워코는 퀀텀스케이프의 기술을 사용하여 연간 최대 40기가와트시(GWh)를 제조할 수 있다. 확장을 원할 경우 최대 80GWh까지 가능하며, 이는 약 100만 대가량의 전기차에 탑재 가능한 용량이다. 성공하는 경우, 빠르게 최첨단 전지의 기가 스케일 생산 역량을 구축하는 첫 사례가 될 수도 있다. 이미 수년에 걸쳐 시제품을 내놓았던 만큼, 양사는 양산에 대해 낙관적이다. 퀀텀스케이프는 파워코의 전문 지식, 리소스 및 글로벌 공장이 산업 규모 생산으로의 전환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중요한 단계에 진입할 준비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향후 아시아계 회사들과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할 파워코로서는, 퀀텀스케이프가 차세대 배터리 양산을 기반으로 초격차를 벌리는 것이 중요한 만큼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PorscheSpecialty 배터리 기업 VARTA의 새로운 동행


지난 8월 17일 포르쉐(Porsche AG)와 바르타(Varta AG)는 기존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포괄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포르쉐가 바르타 소유의 V4Drive Battery GmbH 지분 대부분을 인수할 예정이며, 주로 현물출자를 통한 증자 형식으로 V4Drive Battery GmbH의 지분 대부분을 인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르타는 이 회사를 통해 대형 폼 팩터의 리튬 이온 전지를 생산할 예정이며, 이는 Porsche 911 Carrera GTS의 Performance hybrid Drive에 사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 봄에 결정되고 Porsche에 의해 개시된 노르틀링겐 소재의 Booster 셀을 위한 또 다른 생산 공장 건설은 예정대로 지속되어, 예정 가동 시기인 2025년을 맞출 것이다. V4Drive는 향후 포르쉐 외의 다른 고객에게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독일의 핵심기술 사수에 대한 의지가 담겨 있다. 현재 재정적으로 불안한 바르타를 우회 지원하여 포르쉐와 바르타가 구축해 온 독자적인 배터리 기술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다. 포르쉐의 투자는 3000만 유로에 달하며 바르타에 직접적인 이익이 될 것이다.

 

독일 드레스덴 9월 개최 예정인 Dry Coating Forum 2024: 배터리 최신 기술의 집합처


독일 드레스덴 소재 프라운호퍼 IW에서는 2024.9.10.~11일 드라이 코팅 포럼(Dry Coating Forum) 2024가 개최된다. 해당 행사에 테슬라(Tesla)리튬 배터리에 양산 적용이 시작된 건식 공정의 전문가들을 초청하였고, 해당 행사는 리튬 이온 배터리 제조사, 완성차, 그리고 설비 및 재료 공급사는 물론 연구 기관까지 다양한 인사들이 모여 현안을 풀어내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양산에 적용되는 건식 공정은 아직 그 잠재력을 전부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테슬라의 공정은 지금까지 동박을 기초로 한 음극 공정에 중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그간 보편적으로 회자되던 독성 유기용매 사용, 이의 건조 및 재사용을 위한 정제 공정의 간소화에 따른 환경 및 경제적 효과를 모두 누리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매체를 통해 일부 업체들의 건식 공정의 완전적용 뉴스가 전해지면서 기대감이 깊어지고 있다.


포럼을 주관하는 프라운호퍼 IWS는 테슬라가 인수했던 바 있는 맥스웰테크놀러지스(Maxwell Technologies)나 활성화 음극을 사용하는 리캡(LiCap)과 달리 직접 전사방식을 사용한다. 테슬라와의 협업관계와 모기업의 피소로 유명한 독일의 장비업체 자우어에식(Saueressig)이 개발에 참여했던 드라이트랙(DRYtraec®)이라는 기술이다. 전극을 위한 건식 분말의 준비 및 전극 전사 공정을 더욱 간소화하여, 건식 공정 적용 시의 이점을 극대화한 것이다.


<Dry Coating Forum 행사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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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Fraunhofer IWS]

 

그간 아시아가 배터리 개발과 양산을 주도하면서,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에서 독일이 차지하는 역할은 실제보다 과소평가 된 면이 있다. 그러나 독일은 완성차 업체를 중심으로 한 수요뿐 아니라, 압연, 코팅, 레이저, 로봇 등의 기본기를 활용한 생산기술 분야에서 조용히 기술을 쌓아가고 있다. 자우어에식 역시 세계 최초 양산형 건식공정 장비 제조업체라는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좋은 사례이다.

 

시사점: 일시적 부진을 겪고 하반기 이후 반등이 예상되는 배터리 시장: 기회 사전 선점 필요


2024년 초 독일 전기차 시장의 정체, 유럽 시장의 전반적인 약세, 그리고 공급과잉을 만회하기 위한 중국체의 공세로 유럽의 배터리 공급망에 대해 우려하는 시선이 많았다. BYD의 성장세에 비해 독일은 아직 순위권 모델을 출시하지 못했으나, 모델 기준으로는 VW ID.3가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으며, 뒤를 이어 상해 정부가 소유한 상하이 자동차(SAIC Motor) MG4 ID.4 2위를 다투는 상황이다.


그러나, 신모델 판매 확대와 독일 이외 서유럽의 전반적인 모멘텀을 계기로 하반기에는 전기차 시장의 회복세가 예상되고 있다. 배터리 업체에서는 이에 대비하여 전반적인 속도 조절과 중국 저가 배터리 공세에 대비한 포트폴리오 변화 등의 전략적 움직임은 있으나, 공급망 구축은 차근히 진행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를 기회로 보다 고도화된 기술에 대한 투자나 협력 강화가 함께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전기차 및 배터리 공세를 장기적으로는 관세만으로 막기는 어렵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있다. 또한 거대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몸집을 키운 중국의 배터리 업체들의 현지 진출도 꾸준히 추진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이 취해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 보다 강화된 기술 협력에 답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단순 수요와 공급의 관계를 넘어선 보다 포괄적인 기술 협력이 필요하다.


한국은 구역별로 글로벌 기술사업화 지원사업을 진행하며 참여기업을 유치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정부 지원과 함께 유럽 파트너와 기술을 실증해 유럽 공급망 구축에 참여할 기회를 확보하는 것이 보다 용이해질 것이다. 기타 지원 프로그램으로는 유럽연합(EU)의 호라이즌 유럽(Horizon Europe)이 있다. 이는 EU7년 주기의 연구계획으로, 2021년부터 2027년까지 총 955억 유로가 투입될 예정이며, 최근 한국도 캐나다 등과 함께 참여가 예정되어 있다. 그 외 최근 재독한국과학기술자협회(VeKNI e.V.) 산하 재독 한인 배터리 전문가 협회는 독일에서 활동 중인 배터리 연구개발 인력을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사업에 착수했다. 이를 통해 상기 프로그램 참가 지원 시 유럽 파트너 발굴과 협력에 더욱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제도의 도움으로 올해 다소간 축소된 독일 연방교육연구부(BMBF)의 배터리 관련 과제의 활성화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 해당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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