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전자기기 시장 동향

베트남은 최근 몇 년간 빠른 경제 성장과 함께 중산층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2023년 기준 중산층은 전체 인구의 약 13% 수준이지만, 2026년에는 약 26%로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중산층의 확대는 가처분소득 증가와 맞물려 스마트 가전, 모바일 기기, 디지털 전자제품 등 내구재 소비 수요를 견인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베트남 전자기기 시장 역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규모는 2019년 약 15억3000만 달러에서 2024년에는 31억7000만 달러로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2025년부터 2029년까지는 연평균 8.9%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특히 가전제품과 소비재 전자기기 모두 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스마트홈, 에너지 절감형 가전 등 프리미엄 제품군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베트남 전자기기 시장 연도별 매출 규모>

(단위: US$ 십억)

[자료: Statista, KOTRA 호치민 무역관 종합]

박람회 개요

베트남 전자기기 시장의 성장세에 힘입어, 호치민 사이공 전시 컨벤션 센터(SECC)에서는 5월 29일부터 31일까지 3일간 ‘2025년 베트남 국제 전자 및 스마트 가전 박람회(IEAE 2025)’가 개최됐다. 이번 박람회는 중국의 차오유 엑스포(Chaoyu Expo)가 주최했으며, 참가 기업의 대다수는 중국 기업이었다. 이외에도 한국, 싱가포르, 베트남 등 다양한 국가의 기업들도 부스를 운영하며 참여했다. 약 500개 이상의 부스가 운영된 이번 박람회에서는 국내외 전자 및 스마트 가전 기기와 기술이 폭넓게 전시됐으며, 현장을 찾은 고객과 바이어들은 다양한 제품을 직접 둘러보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베트남 국제 전자 및 스마트 가전 기기 박람회 전경>

[자료: KOTRA 호치민 무역관 촬영]

<2025년 베트남 국제 전자 및 스마트 가전 기기 박람회 개요>

[자료: 전시회 홈페이지 요약]

<베트남 국제 전자 및 스마트 가전 기기 박람회 현장>

[자료: KOTRA 호치민 무역관 촬영]

주요 전시 품목

박람회에서는 드론, 증강현실(AR) 안경 등 첨단 스마트 전자제품부터 스피커, 밥솥, 헤어드라이기 등 생활형 가전제품까지 다양한 품목이 전시됐다. 특히 제품을 직접 작동하고 사용해볼 수 있는 ‘체험형 부스’에 관람객의 관심이 집중됐다. 믹서기 부스에서는 제품 시연과 함께 갓 만든 주스를 제공해 많은 방문객의 발길을 끌었고, 스피커 부스에서는 제품마다 직접 고품질 음향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해 주목을 받았다. 이처럼 ‘사용 경험’을 중심으로 한 전시 구성은 단순한 제품 소개를 넘어 현장의 몰입감과 활력을 더욱 높였다.

<베트남 국제 전자 및 스마트 가전 기기 박람회 전경>

[자료: KOTRA 호치민 무역관 촬영]

주요 프로그램

박람회 기간 동안 다양한 부대행사와 세미나도 함께 진행됐다.

첫째 날인 5월 29일에는 ‘미국 관세 및 생산 공급체인 이동이 베트남에 미치는 영향’, ‘내수 역량 강화 및 글로벌 공급망 돌파’ 등을 주제로 한 세미나가 열렸으며, 둘째 날인 5월 30일에는 ‘2025년 산업 공급업체 발굴 – 아시아 투자자와의 공급기회 연결’을 주제로 한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이와 함께 29~30일 양일간 A2홀에서는 럭키드로우와 농구 게임 등 관람객 참여형 미니이벤트가 열려 현장 분위기를 더욱 활기차게 만들었다. 또한 A1홀에서는 ‘2025 IEAE AI 카페’ 워크숍이 열려, AI 기반 카페 사업에 관심 있는 바이어들과 예비 창업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베트남 국제 전자 및 스마트 가전 기기 박람회 현장>

[자료: KOTRA 호치민 무역관 촬영]

전시회 현장 인터뷰

1. 한국 기업 H사

가스차단기, 경보기, 타이머 등을 생산·유통하는 한국의 H사는, 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인 베트남 인테리어 및 건축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이번 엑스포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이번 박람회를 통해 바이어와의 네트워킹을 강화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며 현지 대리점 개설을 추진하는 등 베트남 내 유통망 확대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H사는 자사 제품의 강점으로 높은 가격 경쟁력을 꼽았다. 주요 구성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부품이 중국산이어서, 베트남 현지의 중국산 경쟁 제품과 비교해도 더 낮은 가격대 형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박람회 첫날에만 총 14건의 바이어 미팅을 진행했으며, 이후에도 이메일 상담 등 지속적인 네트워킹을 통해 계약을 성사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H사는 베트남 진출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으로 홍보 부족을 언급했다. 현재 SNS를 중심으로 자체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으나 여전히 부족함을 느끼고 있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한 일환으로 이번 박람회 참가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2. 베트남 기업 K사

2003년 설립된 베트남의 K사는 정수기, 가전제품, 주방용품 등을 생산·유통하는 기업이다. 대표 제품인 알칼리성 물 생성 정수기는 자체 개발한 독자 기술을 기반으로 하며, 현재 미국 수출을 준비 중이다. 이 외에도 K사는 두바이, 카타르 등 중동 지역을 비롯해 미얀마, 방글라데시 등으로도 제품을 활발히 수출하고 있다. 이번 박람회에는 주최 측의 초청을 받아 참가했으며, 현장에서는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았다고 밝혔다.

한편, K사는 해외 진출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으로 배송 지연과 통관 절차상 문제를 꼽았다. 수출입 과정에서는 문서 작성, 인증 등 행정 처리상의 문제가 종종 발생할 수 있다며, 수출에 관심이 있는 기업이라면 이러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충분한 사전 조사와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베트남 국제 전자 및 스마트 가전 기기 박람회 현장>

[자료: KOTRA 호치민 무역관 촬영]

시사점

베트남 전자 및 스마트 가전 시장은 중산층의 확대와 함께 소비 여력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술력뿐 아니라, 현지 소비자들의 소비 성향과 적정 가격대에 대한 이해가 시장 진입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생활형 가전과 스마트 제품군의 경우, 지나치게 고가이거나 현지 수요와 동떨어진 제품보다는 기능과 가격의 균형이 맞는 제품이 더 큰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수입 제품 유통 과정에서는 통관 지연, 문서 오작성 등 행정·물류상의 실무 문제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를 방지하려면 수입 절차에 대한 사전 파악과 더불어, 현지 파트너와의 협력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물류 프로세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도 시장 안착에 중요한 요인이다.

따라서 베트남 시장 진출을 고려하는 한국 기업들은 단순한 수출을 넘어, 현지 시장 맞춤형 제품 전략과 유통·물류 대응 계획을 함께 수립해야 한다. 바이어 상담 단계부터 이러한 요소를 충분히 고려하면, 브랜드 신뢰도 확보와 장기적인 거래 구조 안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자료: 스태티스타(Statista), 베트남 국제 전자 및 스마트 가전 기기 박람회 홈페이지, KOTRA 호치민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