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18일,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은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튀르키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이 회담은 미국과 러시아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장관급 회담을 개최한 날에 열렸다. 회담에서는 튀르키예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 및 협력 강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서 2월 하순, 우크라이나는 재건 프로젝트 목록을 튀르키예에 전달했으며, 긴급 프로젝트의 입찰이 빠르면 5월에 있을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또한,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2024년 12월 시리아를 방문했고, 2025년 1월에는 시리아 외무장관이 튀르키예를 방문했다. 이를 계기로 튀르키예는 시리아의 전후 복구 건설 사업과 물류 수송, 기술 분야를 지원하며, 건설, 농업, 에너지 부문에서의 투자 확대를 밝히기도 했다. 2024년 12월에는 튀르키예가 시리아 대사관을 재개했고, 2025년 1월에는 터키항공이 다마스쿠스 노선을 재개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우크라이나와 시리아의 재건 사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으며, 튀르키예 건설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우크라이나와 시리아 재건 사업을 위한 한국과 튀르키예 기업 간 협업 기회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튀르키예에서 주요 인프라 사업을 추진한 경험이 있는 유라시아터널 이대혁 법인장을 모시고 2025년 3월 25일, 사옥 인근에서 양국 협력 진출에 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유라시아터널 이대혁 법인장 인터뷰 사진>

[자료: KOTRA 이스탄불무역관]

Q1. 최근 시리아와 우크라이나 등 튀르키예 인근국의 정세를 살펴보면 이 두 지역에서 향후 재건 공사 관련 움직임이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두 지역 건설 프로젝트의 예상되는 특징은 무엇일까요?

A1. 네, 시리아와 우크라이나는 모두 최근 전쟁으로 많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러한 지역에서 재건 사업이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전쟁 후 피해 복구를 위한 긴급한 필요성 때문입니다. 두 지역의 재건 사업에는 몇 가지 중요한 특징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첫째,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입니다. 전쟁으로 인해 도로, 교량, 주택 등 기본적인 사회 간접 시설들이 파괴됐기 때문에, 이들 재건은 시급하고도 필수적입니다. 예를 들어, 시리아의 경우 2011년 이후 내전으로 도시의 대부분이 파괴됐고, 이에 따른 인프라 복구가 중요한 과제가 됐습니다. 우크라이나도 마찬가지로 주요 도로와 교량, 상하수도 시설이 파괴됐으며, 이를 복구하는 사업이 대규모로 진행될 것입니다. 두 나라 모두 도시의 주요 기반 시설 복구가 급선무로, 이러한 재건 사업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둘째, 가격 경쟁력 확보입니다. 시리아와 우크라이나의 재건 사업은 대규모의 자금이 필요하며, 자금 부족으로 인해 인프라 복구 역량 외에도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요소로 부각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시리아에서는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프로젝트보다는 상대적으로 비용 효율적인 도로와 주택 단지 건설이 우선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한국 건설업체들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고도화된 기술력보다는 경제적이고 실용적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셋째, 국제 협력 및 금융 지원입니다. 시리아와 우크라이나의 재건 사업에는 대규모 자금이 소요되므로, 국제 사회의 협력과 금융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예를 들어, 우크라이나의 재건을 위해서는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국제기구의 지원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또한, 한국 정부의 금융 지원과 튀르키예 현지 기업과의 협력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입니다. 한국 기업이 이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와 현지 정부, 국제 금융기관 간의 협력 네트워크를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Q2. 한국 기업이 재건 사업에 참여하기 위한 현실적인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2. 한국 기업이 시리아와 우크라이나의 재건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중요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첫째,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협력입니다. 한국 건설 기업들은 현지의 공공 디벨로퍼, 민간 건설업체들과 협력하는 방식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대형 건설사들은 대규모 도시 개발 사업에서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현지 기업들과 공유해 비용 효율적인 재건 사업을 실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튀르키예는 한국 건설사들에게 있어 중요한 파트너 국가로, 이미 많은 한국 기업들이 이곳에서 협업을 통해 성공 경험을 쌓아왔습니다.

둘째, 한국 정부의 금융 지원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시리아와 우크라이나의 재건 사업에는 대규모의 자금이 요구되므로, 수출입은행이나 무역보험공사 등 공적 수출신용기관(K-ECA) 및 KIND와 같은 정부금융기관의 지원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 수출입은행은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이 이러한 금융 기관의 지원을 활용한다면, 자금 조달에 어려움 없이 재건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공영 디벨로퍼의 참여입니다. 대규모 주택 단지 개발 사업에는 막대한 자금과 안정성이 필요합니다. 한국의 공영 디벨로퍼가 참여함으로써 사업의 안정성을 높이고,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Q3. 위와 같은 특징을 고려할 때 우리 기업은 어떤 방식으로 진출하는 것이 필요할까요?

A3. 시리아와 우크라이나의 재건 사업은 단순한 건설 프로젝트가 아니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이 참여하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특히, 단순 도급 계약 방식으로는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진출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첫째, 정부 주도형 사업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정부에서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KIND 등과 함께 재건 사업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고, 정부 간 협력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러한 정부 주도형 사업은 한국 기업들에게 안정적이고 리스크가 적은 사업 참여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PPP(민관협력) 사업 모델을 도입하는 것입니다. 튀르키예에서는 이미 PPP 사업 모델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델을 시리아와 우크라이나 재건에 적용한다면, 한국 기업들에게 더욱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PPP 모델은 정부와 민간 기업이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므로, 자금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합니다.

셋째, 현지 기업과의 협력 강화입니다. 현지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현지 기업과 공동으로 투자하고 기술 협력을 진행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Q4. 한국 기업이 염두에 두어야 할 내용이 있다면?

A4. 시리아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은 단순한 경제적 이익을 넘어서, 전쟁으로 고통받은 지역 주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중요한 인도적인 사업입니다. 한국 기업들이 이 재건 사업에 참여할 때, 현지 주민들과의 신뢰를 구축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를 통해 한국 기업은 그들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동시에 경쟁력을 높여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노력이 두 나라의 재건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들에게도 글로벌 시장에서 중요한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것입니다.

한국 기업들이 재건 사업에 참여함으로써, 그들의 기술력과 경험을 통해 국제 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두 나라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시사점

튀르키예는 유럽과 아시아의 교차점에 위치한 지정학적 요충지다. 그만큼 인근 국가와의 협력을 통해 발전할 수 있는 기회 요인들을 가지고 있다. 튀르키예는 시리아와 우크라이나 등의 재건 사업에 깊은 관심을 내비치고 있으며, 이라크와도 전향적인 관계 개선으로 '개발 도로 프로젝트'(Development Road Project) 등을 통해 협력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튀르키예에서 이미 각종 인프라 사업을 통해 그 역량을 충분히 입증한 한국 기업들은 재건 사업 진출 시 튀르키예의 중요한 파트너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미 입증된 한국 기업의 기술력, 그리고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을 통해 우리 기업의 성공적인 제3국 진출을 기대해 본다. 

자료: 이대혁 유라시아터널 법인장 인터뷰 및 KOTRA 이스탄불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