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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광물 소싱 전략과 광업 투자 기회…남부아프리카광업협회장 인터뷰
- 현장·인터뷰
- 남아프리카공화국
- 요하네스버그무역관 최다은
- 2024-09-12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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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하고 안전한 방법을 통해 광물 거래 필요, 무역관 통해 협회 문의 가능
광물 확보 위해서는 현지 투자 수반되어야 할 것
최근 글로벌 수요가 급증하는 주요 광물 중 아프리카에 매장된 광물에 대해 문의하는 한국 기업들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이에 KOTRA 요하네스버그 무역관에서 남부아프리카광업협회(MIASA, Mining Industry Association of Southern Africa)의 협회장을 모시고 공급망 협의회를 진행했다. 또한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한국 기업이 문의한 내용에 대해 답변을 들었다.
<공급망 협의회에서 발표 중인 MIASA 협회장>
[자료: KOTRA 요하네스버그 무역관 직접 촬영]
인터뷰 내용
Q: 남부아프리카광업협회(MIASA) 소개를 부탁드린다.
A: 남부아프리카광업협회는 보츠와나, DR콩고, 레소토, 마다가스카르, 말라위, 모잠비크, 나미비아, 남아공, 탄자니아, 잠비아, 짐바브웨의 광업 회의소(Chamber of Mines)들이 회원인 협회다. 앙골라(광업 회의소 부재) 외 SADC(남아프리카개발공동체) 회원국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Q: 남부아프리카에서 주요 광물을 꼽자면 어떤 것들이 있나?
A: 최근 “친환경 녹색 광물”로 글로벌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광물들이 있지 않나. 태양광 패널에 쓰이는 갈륨, 텔루륨, 풍력발전 터빈에 쓰이는 니켈, 망간, 희토류,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리튬, 코발트, 흑연, 백금 등, 친환경적이고 탄소 중립에 도움이 되는 청정 에너지 생산에 사용되는 광물들이 바로 녹색 광물이다. 이 중 남부아프리카에 매장되어 있는 것들은 니켈, 망간, 희토류, 리튬, 코발트, 흑연, 백금 등이 있는데, 지금까지 MIASA 회원들을 통해 확인된 매장 광물은 다음과 같다.
<SADC 회원국들의 주요 광물 매장 현황>
[자료: 남부아프리카광업협회(MIASA)]
Q: 그 광물들이 남부아프리카에서 생산되고 있다는 것인가?
A: 활발하게 생산되는 곳도 있고 소량 생산되는 곳도 있다. 매장되어 있는 것은 확인됐지만 생산이 되지 않고 있는 곳도 있다. 국가별로 광물별로 다 다르다.
Q: 한국 기업들의 문의 중 가장 많은 것은 특정 광물 수입이다. 한국 기업들도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광물 수입원을 아프리카까지 확장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문의가 올 때마다 여기 광산 회사들을 연락하면 대부분 연락이 되지 않는다. 이런 메이저 광산 회사들은 어떻게 접촉할 수 있나?
A: 광산 회사들마다 사정이 다르겠지만 대기업들은 대부분 본사나 판매법인을 남아공에 두고 있지 않다. 남아공에는 투자자 관련 사무실만 있을 뿐이다. 만약 광물을 꼭 그 기업에서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전화보다는 공식 서안을 작성해서 메일로 보내보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는데, 그렇게 해서 담당자와 연결이 된다고 하더라도 결국 계약은 미국, 영국, 호주, 독일, 일본 등 본사가 있는 국가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봐야 한다.
메이저 광산 회사들에 조금 더 쉽게 접촉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한다면, 기업들 중 각국 국영광산회사에서 지분을 일부 보유하고 있는 광산회사들이 있는데 국영광산회사를 통해 접촉하면 조금 더 효율적일 때가 있다. 아니면 그 메이저 광산 회사의 지분을 조금이라도 가지고 있으면 접촉하기가 용이할 것이다.
Q: 최근 어떤 한국 기업이 남아공에서 특정 광물을 수입하고자 해서 주요 생산 기업을 접촉한 적이 있다. 다행히 담당자와 연결이 되어 수입 계약을 진행하던 중 갑자기 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해 난감했다. 이런 경우는 어떻게 생각하나?
A: 그 회사의 그 상황이 어땠는지 알 수 없지만 짐작하기로는 아마 중국 기업에서 큰 규모의 계약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 기업은 계약 규모도 크고 원래 가격에 프리미엄까지 얹어서 훨씬 더 비싸게 사겠다고 하며 그 자리에서 바로 지불도 가능하게끔 준비해서 계약한다.
모두가 알다시피 아프리카 광산들은 중국이 장악하고 있다. 그들은 탐사부터 발굴, 생산, 가공, 수출까지 처음부터 모든 과정을 투자한 후 상품을 가져간다. 1년에 얼마 양을 정해서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이 광산에서 생산되는 전량”을 두고 계약하는 경우가 일쑤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기업뿐 아니라 유럽 기업들 중에서도 갑자기 광물을 수입하고 싶다고 연락하는 분들이 많은데 원하는 물량을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Q: 그럼 한국 기업들이 어떤 광물을 급하게 아프리카에서 수입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A: 정말 절실하다면 각국의 광업 회의소에 연락해보는 것을 권한다. SADC 국가의 광물일 경우 우리 협회를 통해 접촉하면 우리 회원인 광업 회의소장들에게 한꺼번에 문의해줄 수 있다. 그러면 해당 광물을 조금이라도 생산하는 소규모 광산들의 보유 물량들을 확인하고 그들의 물량을 한 데 모아서 한국 기업이 요구하는 물량을 맞춰줄 수 있다. 보통 소규모 광산들은 대규모 광산에 저렴한 가격에 광물을 뺏기듯이 팔기도 하는데, 이렇게 한국 기업이 소규모 광산들에게 구입하게 된다면 가격도 저렴하게 구할 수 있고 서로 윈윈할 수 있다.
Q: 한국 기업들 중 이런 식으로 소규모 광산으로부터 광물을 구매하려고 하다가 사기를 당한 경우도 있었다. MIASA를 통해서 광산 기업을 소개받으면 그런 위험도 줄일 수 있겠다.
A: 그렇다. 반대로 나 역시도 아무에게나 연락을 받고 싶지 않다. 광산 기업들에게도 우리 협회 신용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꼭 KOTRA요하네스버그 무역관을 통해 신용이 확인된 한국 기업만 연결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협회나 광업 회의소를 통하든 통하지 않든 어떤 상황에서든지 광산기업과 거래할 때는 항상 철저하게 해야 한다. 절대로 결제를 광산 기업에 바로 해서는 안된다. 한국이든 현지든 로펌을 통하는 것이 안전하다. 광산 업체에는 신탁(Trust)으로 해당 금액을 내가 당장 지불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면서도 내가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광물 거래는 사기가 많기 때문에 모든 과정에서 철저하게 할 필요가 있다. 한국 기업들에게 참고가 될만한 남아공에 있는 어떤 중국분 사례를 나누고 싶다. 이 분은 어느 광산에 광물 여분이 좀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 먼저 그 광산에 직접 간다. 가서 상품을 눈으로 확인하고 광산기업이 시행한 테스트 결과지를 받을 때 샘플도 달라고 해서 본인이 직접 다른 실험실에 분석을 의뢰한다. 분석 결과를 받고 마음에 들면 광산에 다시 가서 그 광물에 링펜스(Ring Fence)를 걸어달라고 한다.
링펜스를 걸면 샘플을 채취한 그 광물 부분만 땅에 동그랗게 표시해서 아무도 건드리지 못하게 보안 요원이 지키게 된다. 그리고 광산기업에서 지불하기를 요구할텐데 지불하지 않고 그들을 설득하고 설득해서 FOB로 광산기업이 그 광물을 항구까지 이동시키도록 한다. 항구에 도착한 광물은 선적 전에 또 샘플을 채취해 실험실에 분석을 의뢰한다. 그 사이에 혹시 상품이 바꼈을 수도 있으니 한번 더 확인해보는 것이다. 분석 결과가 이전과 동일하면 그제서야 선적하고 금액을 지불한다. 이 정도로 철저하게 하면 사기 피해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Q: 만약 한국 기업이 당장 어떤 광물을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아프리카에서 생산 기업들을 접촉하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A: 중국 기업들이 그러했듯 초기 단계부터 투자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탐사 중이고 개발 중인 광산에 일부라도 투자하면서 생산이 시작되면 물량을 얼마까지 우리가 수입하겠다고 계약을 미리 확정지어두는 것이다.
아프리카 광산들을 주로 탐사하는 기업들이 캐나다 기업인데, 매년 3월 첫주에 토론토에서 진행되는 PDAC(Prospectors & Developers Association of Canada)에 참가해, 탐사 결과를 발표하는 기업들 중 마음에 드는 기업으로부터 광산을 구입해서 투자를 진행하는 것도 방법이다.
Q: 남부아프리카 광업에서 다른 투자 기회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A: 아프리카 국가들은 광물을 생산한 그대로 수출하지 않고 가치 제고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현지에서 일정 수준까지 가공을 거친 후 수출하도록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그러므로 가공 시설을 보유하지 않은 소규모 광산 기업들에 접근해서 R&D에 투자하는 것이 최종 생산물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DR콩고와 잠비아가 리튬, 코발트, 구리를 생산을 하다 보니 현지에서 생산 후 바로 가공을 거쳐 배터리까지 제조할 수 있는 기업들을 유치해 이른바 ‘Battery Line’을 구축하고자 계획 중이다. 리튬이온 배터리와 납축 배터리는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탄탄하고 아프리카 역내에서도 수요가 상당하다. 배터리 생산 설비를 완전 자동화할지 매뉴얼 조립 정도로 할지는 기업이 정하겠지만 배터리 제조 특성상 어떤 큰 특수한 인프라 시설이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고, 이에 투자 진출하는 기업은 기술을 이전하고 고용을 창출함으로써 처음 몇년간 세금을 면제받는 등 정부로부터 인센티브 혜택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 기업들이 이 DR콩고와 잠비아의 배터리 라인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 참여하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Q: 광물 스크랩 시장은 어떤가? 한국 기업 중에서 남아공으로부터 구리 스크랩을 수입하고자 하는 경우도 있었다.
A: 구리 스크랩뿐만 아니라 모든 스크랩 산업은 추천하지 않고 싶다. 남아공은 스크랩 수출을 금지하기도 했는데, 스크랩이 보통 케이블 도난, 철도 시설 도난과 같은 범죄로부터 소싱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품목들은 금지 조치가 풀리게 되더라도 수입하고자 할 때 상당히 복잡한 프로세스를 거치거나 당국의 특별한 관심을 받게 될 수 있기 때문에 차라리 원석으로 수입하는 것이 안전할 것이다.
Q: 금을 수입하고자 하는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하나? 금 수입에 대해 문의하는 한국 기업도 여럿 있다.
A: 골드바(Gold Bar)는 생산될 때 코드가 부여되는데 코드가 있어야만 수출이 가능하다. 남아공에서는 현재 Rand Refinery에서만 골드바에 코드를 부여하고 있다. 그말인즉슨 Rand Refinery를 통해서만 수입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Rand Refinery를 통하지 않는 방법으로는 짐바브웨 금 광산을 생각해볼 수 있는데, 짐바브웨는 광물 탐사 및 채굴할 수 있는 권리를 광업권(짐바브웨에서는 Mining Claim이라고 한다)으로 부여한다. 원하는 광산을 찾아서 이 광업권 정보를 받아 짐바브웨 광업부에 진위 여부를 확인 후 거래를 시도해볼 수도 있겠다.
Q: 남부 아프리카 광업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 기업들에게 혹시 추가로 하시고자 하는 말씀이 있나?
A: 아프리카 국가는 아직 경제적으로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투자가 절실하다. 많은 설명을 했지만 결론적으로는 아프리카 광업에는 투자하는 기업이 광물을 확보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아프리카 광업에 투자하는 기업들이 꼭 명심하길 바라는 부분은 ESG 경영인데, 현지 지역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부분이 꼭 필요하다. 마다가스카르도 최근 법안을 개정하면서 지역사회 환원에 대해 강조했다. 현지에 투자해서 채굴을 시작하고, 제조 가공 시설을 설립하고, 본격 사업을 진행하는데 만약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지지를 얻지 못할 경우 안타깝지만 경영에 있어 방해를 받을 수도 있다. 남아공 메이저 플레이어인 Anglo American도 이 부분을 중요하게 여겨 지역사회에 이익이 되도록 투자했고 그 결과 지역사회뿐만 아니라 정부로부터도 신임을 얻어 양측 모두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아프리카 광업에서는 이 부분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하면 좋겠다.
그리고 한국 정부가 정부 차원에서 아프리카 국가들과 좋은 관계를 쌓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부 국가들은 광산의 지분을 정부가 보유하기도 하기 때문에 이런 경우 정부가 나서주면 광물 소싱이 한결 더 쉬워지기도 한다. 한국 기업들이 아프리카 국가들을 광물 공급망으로 여겨 투자를 확대하고자 한다면 정부가 함께 관심을 가지고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길 당부드린다.
시사점
아프리카 광업 시장은 무역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한국 기업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도 있었던바 우리 무역관에서 한국 기업들에 선뜻 투자와 거래를 추천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철저한 준비와 계획을 바탕으로 거래를 진행할 수 있는 실용적인 방법들을 알게 되었고 현지 광산 기업과 국내 기업 간에, 또 아프리카 국가들과 한국 정부간 신뢰 관계를 쌓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 기회가 되었다. 아프리카 광물에 관심이 있는 우리 기업들은 KOTRA 무역관에 먼저 접촉한 후 광업협회, 광업 회의소, 현지 정부를 통해 믿을 수 있는 광산 기업을 확인한 후 안전한 방법을 통해 거래를 해야 할 것이며,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공급망을 확보하고자 한다면 현지 투자가 수반되어야 한다는 점을 참고해야 할 것이다.
자료: MIASA 발표 자료, KOTRA 요하네스버그 무역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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