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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비자들, ‘고급 슈퍼마켓’에 왜 열광할까?
  • 트렌드
  • 미국
  • 로스앤젤레스무역관 우은정
  • 2022-09-30
  • 출처 : KOTRA

홀푸드·브리스톨팜스 넘어선 LA 지역 럭셔리 슈퍼마켓 체인 ‘에러완(Erewhon)’ 연일 화제

지역별 고급 슈퍼마켓, 천연·유기농·건강식 제품 내세우며 새로운 소비시장 형성 중

미국에서 ‘고급 슈퍼마켓’ 하면 단연 ‘홀푸드마켓(Whole Foods Market, 이하 홀푸드)’이 오랜 기간 손꼽혀왔다. 그러나 이 홀푸드에 대한 열광과 관심이 이제는 예전만 못하다. 요즘에는 홀푸드보다 한 차원 더 고급스러운 프리미엄 슈퍼마켓들의 존재감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캘리포니아주의 대표 도시 로스앤젤레스 지역에서는 이름도 생소한 고급 슈퍼마켓 체인 ‘에러완(Erewhon)’이 ‘럭셔리 식료품점 겸 카페’라는 타이틀을 달고 널리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국 고급 슈퍼마켓의 대명사 ‘홀푸드마켓’

 

보통 미국인에게 가장 친숙한 슈퍼마켓 체인점을 생각해 보면 대규모 슈퍼마켓인 월마트(Walmart)를 비롯해 랄프스(Ralphs), 타겟(Target), 트레이더조스(Trader Joe’s), 앨버슨스(Albertsons), 본스(Vons), 크로거(Kroger) 등 많은 브랜드가 떠오른다. 이렇게 많은 슈퍼마켓 중에서도 조금 더 건강한 느낌을 주는 고급 스페셜티(Specialty) 슈퍼마켓으로 ‘홀푸드’ 또한 빠질 수 없다. 오랜 기간 미국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홀푸드는 건강하고 깨끗한 재료로 만든 식료품과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고급 슈퍼마켓으로,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 신선한 제과류·샐러드 바·피자 등의 간단한 델리(Deli)류 등으로도 유명하다. 입점 조건이 까다로운 만큼 상품의 품질 수준 역시 높고 이에 일반 슈퍼마켓과 비교해 가격이 꽤나 더 비싸기로도 잘 알려져 있다.

 

<로스앤젤레스 시내의 한 홀푸드 매장>

 

[자료: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 촬영]

 

이러한 홀푸드는 2017년 ‘아마존(Amazon)’으로부터 인수된 뒤 점차 변화를 겪게 된다. 온라인 쇼핑 분야의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이커머스 자이언트 기업 아마존은 홀푸드를 인수한 뒤 전반적인 상품 가격 인하에서부터 최신 기술의 빠른 도입까지 홀푸드를 상당히 많이 변화시켰다. 인수 이후 전국적으로 60개의 새로운 지점을 개설했고 특화 영역이 온라인 쇼핑인 만큼 온라인 배달 주문만을 위한 ‘다크 스토어’ 개념의 홀푸드 매장도 뉴욕에 새롭게 개점되었다. 아마존 프라임(Prime) 멤버십을 홀푸드에서도 적용할 수 있도록 한 동시에 홀푸드 매장을 아마존 주문 제품의 반품(Return) 창구로도 활용하게 된 점 역시 큰 변화다. 또한 ‘고품질의 유기농 식품을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누구나 접근 가능토록 한다’는 아마존표 홀푸드의 목표 달성을 위해 자사 상표 제품(Private-label goods)의 가격을 전보다 더 낮춘 바 있으며 한편으로는 일부 운영 방식을 중앙집권화하는 동시에 각 지역 특성에 맞는 로컬 납품업체의 규모도 늘려 지역별 독창성도 살렸다.

 

그러나 이러한 홀푸드의 변화에 달가워하지 않는 소비자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 인수 이전부터 홀푸드를 애용해왔던 한 소비자 A씨는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아마존 소유의 홀푸드로 바뀐 이후, 본래 홀푸드만의 프리미엄 이미지가 다소 사라지고 이제는 아마존 구매 제품의 반품 창구라는 이미지가 더 강해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하이엔드(High-end) 식료품점의 원조 격이었던 홀푸드는 아마존의 인수 이후 예전보다 ‘딜(Deal)’과 ‘편의(Convenience)’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 대부분 언론의 분석이다. 한편, 손금 생체인식(Palm scanning)을 활용한 자동 결제 기술의 도입을 시도하면서 개인정보 이슈에 대한 우려가 생기기도 했다.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볼 때, 홀푸드는 과거의 ‘프리미엄 스페셜티 슈퍼마켓’의 이미지에서 서서히 ‘편의성이 가미된 스페셜티 슈퍼마켓’ 이미지로 변모해가는 듯하다.

 

요즘 LA에서 핫한 럭셔리 슈퍼마켓 ‘에러완’

 

요즘 홀푸드를 제치고 한 차원 더 고급스러운 식료품점으로 주목받는 슈퍼마켓 브랜드 ‘에러완’이 화제다. 산소가 충전된 생수 한 병에 12달러, 유기농 달걀 한 판에 12달러, 키토(Keto) 초코칩 쿠키 한 개에 6달러, 유기농 팝콘 한 봉지에 7달러를 지출하게 되는 에러완 마켓은 각종 언론에서 ‘건강식품의 성지’, ‘요즘 영앤리치들의 비공식 아지트’, ‘LA 지역에서 가장 핫한 팬데믹 시대의 클럽’ 등으로 소개된다.

 

에러완은 특히 눈길을 사로잡는 색색깔 즉석 음료 ‘스무디(Smoothie)’로 유명한데, 몇 달 전에는 셀러브리티와의 콜라보레이션 스무디를 출시해 큰 관심을 끌었다. 팝스타 저스틴 비버(Justine Bieber)의 아내이자 모델 겸 셀러브리티로 유명한 헤일리 비버(Hailey Bieber)와 함께 만든 ‘스트로베리 글레이즈 스킨 스무디(Strawberry Glaze Skin Smoothie)’가 그 주인공이다. 음료를 소개한 헤일리 비버의 SNS 영상은 24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단숨에 큰 화제를 모았고, 이 스무디를 먹어본 반응이나 레시피(Recipe) 등 관련 내용을 공유하는 또 다른 콘텐츠도 수없이 파생됐다. 한 잔에 17달러라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많은 인기를 끄는 이 스무디와 함께 에러완에 대한 관심도 동반 상승 중이다.

 

<헤일리 비버 x 에러완 프리미엄 스무디>

 

[자료: Hailey Bieber의 TikTok(https://www.tiktok.com/@haileybieber)]

 

LA 지역 기반의 럭셔리 슈퍼마켓 체인 에러완(Erewhon)은 ‘Nowhere’의 철자 순서를 바꾼 이름으로, LA 시내의 베벌리 대로(Beverly Blvd)에 위치한 본점을 포함해 산타모니카, 베니스, 스튜디오시티 등 LA 인근 지역에 총 8개의 매장을 두고 있다. 1966년 보스턴에서 두 명의 창립자가 자연식 및 유기농 식품을 소규모 판매하던 것으로 처음 시작된 에러완은 천연 및 유기농 식품을 판매한 미국 최초의 매장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후 1968년 로스앤젤레스로 기반을 옮겼으며 2011년 현재의 CEO가 비즈니스를 매입해 새롭게 브랜딩하며 지금의 호화 슈퍼마켓 이미지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에러완 본점 외부 전경과 매장 내부 모습>

 

[자료: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 촬영]

 

에러완의 특징으로는 천연·유기농·건강식 분야의 트렌드 선도, 유기농 인증된 고급 제품, 다양한 자사 라벨 상품, 프리미엄을 내세운 높은 가격 등을 들 수 있다. 에러완은 각종 대체 단백질 식품이나 비건(Vegan), 키토(Keto) 등의 스페셜티 식품들이 대중적으로 알려지기 훨씬 전부터 해당 식품들을 취급해왔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평소에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생소한 식물 기반 식품이나 세계 각국의 다채로운 식료품을 많이 찾아볼 수 있는 만큼, 관련 스페셜티 식료품 계의 트렌드를 주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흔하지 않은 ‘유기농 인증 소매점(Certified Organic Retailer)’으로서 건강하고 안전한 식재료와 식품을 보장하고 있으며 각종 수프(Soup)에서부터 소스, 양념, 스낵, 베이커리, 생수, 간편 식품, 델리(Deli), 주스, 커피, 원두, 육류, 올리브 오일, 비타민과 같은 각종 영양 보조제까지 매우 다양한 자사 라벨 상품을 판매한다. 자사 라벨 상품 중 100달러대 후반의 후디(Hoodie)나 스웨트팬츠(Sweatpants)와 같은 머천다이즈 제품은 없어서 못 팔 정도다. 뭐니 뭐니 해도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높은 가격인데, 매장에 표시된 가격표를 확인한 뒤 상식적인 수준보다 몇 배 높은 대부분의 상품 가격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에러완의 다채로운 자사 라벨 상품들>

 

: (왼쪽부터) 각종 수프, 올리브 오일, 각종 영양 보조제

[자료: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 촬영]

 

에러완의 일명 ‘사악한 가격’에 대해서는 의견이 매우 분분하다. 일부 단골 소비자들은 “건강에 대해 불안해할 필요 없는 안전하고 좋은 상품만을 취급하기에 기꺼이 추가 비용을 지출한다”고 말하는 만큼, 셀러브리티 및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젊은 세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가격과 상관없이 그 인기가 승승장구 중이다. 그러나 다수의 보통 소비자들에겐 대부분 ‘상식을 벗어나는 값비싼 슈퍼마켓’으로 인식되며, 일각에서는 ‘아무리 고급 콘셉트지만 슈퍼마켓일 뿐’, ‘건강보다는 허세를 위한 장보기’ 등 비관적인 의견과 그것을 풍자한 온라인 콘텐츠도 상당수 찾아볼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건강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높아진 뒤 이전보다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에러완은 위와 같은 엇갈린 의견들 속 천연 및 건강식 전문 고급 식료품 업계의 트렌드를 이끄는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시사점

 

홀푸드 이외에도 스프라우츠(Sprouts), 브리스톨팜스(Bristol Farms), 레이지에이커스(Lazy Acres), 애크미마켓(Acme Markets), 해리스티터(Harris Teeter) 등 건강과 웰빙에 초점을 맞춘 고급 슈퍼마켓들이 전국적으로 혹은 지역별로 다양하게 존재해 왔지만, 지금까지 에러완의 사례처럼 특별히 화제가 된 경우는 드물었다. 요즘 젊은 소비자들은 왜 에러완과 같은 비싼 프리미엄 슈퍼마켓에 이처럼 열광할까? 에러완 관계자와의 인터뷰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보통의 슈퍼마켓과는 달리, 매장에서 먼저 다가와 도움이 필요한지를 물었던 한 관계자는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에러완을 찾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가격보다는 ‘건강’, ‘웰빙’, ‘안전’, ‘같은 세대와의 소통과 교감’에 더 큰 가치를 둔다고 생각한다”며 에러완의 인기 요인을 꼽았다. 소비자의 식료품 쇼핑에 대한 ‘가치’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치관의 변화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더 가속됐고, 최근 젊은 세대의 특징들과 맞물려 새로운 소비시장을 형성 중인 것으로 보인다.

 

몇 년 전 미국 현지 법인을 통해 브리스톨팜스, 레이지에이커스 등의 고급 슈퍼마켓 브랜드를 소유한 미국의 식료품점 체인 ‘굿푸드홀딩스(Good Food Holdings)’를 인수하며 미국 사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신세계 이마트는 올해 3월 브리스톨팜스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뉴파운드마켓(Newfound Market)’을 캘리포니아주 어바인(Irvine) 지역에 개점해 주목받은 바 있다. 뉴파운드마켓은 에러완과 마찬가지로 지역별 독특한 식재료와 유기농 제품을 판매하는 프리미엄 식료품 매장으로, 변화하는 미국 소비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세계 이마트 소유의 고급 슈퍼마켓 ‘브리스톨팜스 뉴파운드마켓’>

 

[자료: Bristol Farms 웹사이트(https://www.bristolfarms.com/irvine-opening/)]

 

물론 이러한 고급 슈퍼마켓들이 미국 전체 식료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매우 미미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이는 미국 소비시장 내의 매우 유의미한 소비 변화 트렌드로 인식할 수 있으며, 우리 식료품 업계의 구성원들도 충분히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실제로 에러완 매장에서는 일반적인 배추김치뿐만 아니라 백김치, 총각김치, 연근 장아찌, 두부조림 등의 다양한 한국 식품이 판매되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기존 미국 시장에 많이 소개되지 않았던 건강한 우리 먹거리들은 건강과 웰빙에 가치를 둔 이와 같은 미국의 새로운 소비시장을 공략할 만한 충분한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에러완에서 판매 중인 김치를 비롯한 다양한 한국 먹거리들>

 

[자료: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 촬영]

 

 

자료: CNBC, The Los Angeles Times, New York Times, TASTE, Eat This, Not That!, Newsis, 조선일보, Whole Foods Market, Erewhon, Bristol Farms, 그 외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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