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는 2020년 기준 총인구 928만 명의 작은 국가이다. UAE 소셜 마케팅 업체인 Global Media Insight에 따르면 UAE 총인구 중 자국민인 에미라티(Emirati)가 11.5%를 차지하고 뒤이어 인도인 27.5%, 파키스탄인 12.7%, 방글라데시인 7.4% 순으로 자국민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 이런 인구 구성을 가지게 된 배경은 1960년대 석유 발견 이후부터다. UAE는 석유산업의 급격한 발전을 겪으며 현지 노동력 공급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를 대거 불러들였고, 건설 현장 근로자부터 시작해 글로벌 기업의 지사(또는 법인), 리테일 비즈니스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외국인 채용이 이뤄졌다.

UAE 정부는 늘어나는 외국인 근로자 속에서 자국민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스폰서, 로컬 에이전트 정책*, 공공부문 채용 등의 정책을 펼쳤다. 그러나, 포스트 오일 시대를 대비, 자국민들의 경쟁력을 갖춤과 동시에 국가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현지화 정책의 일환인 ICV(In-Country Value) 제도**를 추진하며 양질의 일자리에 자국민 고용을 높이고 있다. 이 외에도 신규 인력 양성을 위한 인적자원 개발에도 아낌없이 투자하며 민간부문에의 자국민 고용 확대를 위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 스폰서 및 로컬 에이전트 정책: 회사법 제10조에 따라 본토 내 법인 설립 시 UAE 국적자가 51% 이상의 지분을 보유해야 하는 스폰서 제도, 회사법 제329조에 따라 지사 및 연락사무소 설립 시 UAE 국적자의 로컬 서비스 에이전트를 임명해야 하는 제도로 외국기업의 진출에 애로사항으로 작용해왔음. 이는 외국인 투자자 유치를 위해 2021년 4월 1일부 폐지됨(참고 기사: [기고] 아랍에미리트 내 지사의 로컬서비스 에이전트 요건 폐지).

 ** ICV 제도: UAE 현지화 정책의 일환으로 현지화 정도를 평가하는 프로그램임. 자국민 고용, 자국 내 재화 및 서비스 조달 등이 평가 항목임(참고 기사: 아부다비, 현지화 프로그램 ICV 확대·단일화 추진).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최근 개정된 자국민 고용정책이다. 2022년 5월, UAE 정부가 2022년부터 5년간 매년 2%씩 자국민 고용을 의무화하는 결의안인 Ministerial Resolution No. (279)를 승인함에 따라 본고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다만, Ministerial Resolution No.(279) 비공식 번역본을 토대로 작성됨에 따라 구체적인 법적 해석은 달라질 수 있다.

2022년 강력해진 에미라티제이션(Emiratisation) 정책 시행

그동안 UAE는 1998년 Cabinet Decree No.10을 시작으로 여러 차례 자국민 고용정책(이하 에미라티제이션) 법안을 개정해왔다. 주요 개정 내용은 특정산업 분야 내 에미라티제이션 비율, 자국민 고용 규칙 및 절차, 해고 등에 대한 내용이다. 최근 2022년 개정안 발표 전까지 기존 법을 통해 지정됐던 산업 분야는 은행(에미라티제이션 비율 4%), 보험사(5%), 무역업(50인 이상일 경우 2%) 등이 있다. 그러나 미이행 시 불이익, 과태료 등을 따로 부과하지 않았고, 현장을 점검하지 않는 등 실질적인 관리가 되지 않아 실제 이행률은 높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2022년 5월, 개정 법인 Ministerial Resolution No.(279)에 따르면 UAE 정부는 50인 이상이 근로하는 민간부문 사업체에 2022년부터 5년간 매년 2%씩 자국민 고용을 의무화한다. 정부는 향후 5년 이내에 자국민이 민간부문 인력의 10%를 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5년간 총 6만여 개의 자국민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매년 2%씩 추가하여 달성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번 정책은 본토(Mainland)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만 해당하고 자유무역지대(Freezone) 기업은 적용되지 않는다.

< 에미라티제이션 비율 산출 기준 >

주: UAE 노동부에 따르면 숙련노동자는 비즈니스 매니저, 임원, 과학/기술 분야 전문가 및 기술자, 서비스 및 세일즈 담당자, 

고등학교 이상 학위 소지자, 관할 당국에서 증명한 근로자 인증서, 월급 4000디르함 이상인 직원 등이 해당함

[자료: UAE 노동부(MoHRE; Ministry of Human Resources & Emiratisation)]

에미라티제이션 비율 준수 여부는 UAE 노동부에 등록을 마친 자국민의 근로 허가증(Work permit)을 기반으로 계산되며, 고용 계약 시 하기 사항을 준수해야 한다.

1) UAE 국적자는 유효한 근로 허가증을 소유해야 한다.
2) UAE 국적자의 임금은 ‘임금 보호 시스템(WPS; Wages Protection System)’ 또는 기타 국가 공인 시스템을 통해 지급되어야 한다.

3) UAE 국적자는 나라에서 승인한 연금 중 하나에 등록해야 한다.

4) UAE 국적자와 회사 간의 관계는 경영 규정 및 시행 결정과 명령 등을 포함하는 노동관계 규정법(Labor Relations Regulation Law)의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계약 관계여야 한다.

한편, UAE 노동부는 2022년 6월 1일 민간기업 분류 신규 시스템에 대한 법령 Cabinet Resolution No. 18 of 2022를 시행했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Federal Decree-Law No.33 of 2021의 규정을 적용받는 민간기업은 3가지 티어(Tier)로 나뉘게 되며, 정부 행정 수수료 등에서의 혜택 차등이 있다. 기업 분류 기준은 아래와 같으며, UAE 내에서 평이하게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의 경우 보통 티어 2에 속하고 조건에 충족하지 못하면 티어 3으로 격하된다.

<UAE 내 민간기업 분류 신규 조건>

주: Ministerial Resolution No. (279) 비공식 번역본을 토대로 작성되었으며 추후 내용이 달라질 수 있음

[자료: UAE 노동부]

미준수 기업에 대한 기부금(Contribution) 징수

2023년 1월까지 각 기업에 할당된 수의 자국민을 채용하지 못할 경우 Cabinet Resolution No.(19/5m)에 따라 채용하지 못한 자국민 수당 매달 6000디르함(약 1634달러) 수준의 기부금(Contribution)이 부과되며 이는 매년 1000 디르함씩(약 272달러) 증액된다. 아울러 준수해야 하는 자국민 수를 다음 해까지 유지하지 못하면 이 또한 미준수 업체로 간주해 시정 조치가 내려지고, 2개월 이내에 시정하지 않을 경우 기부금이 부과될 예정이다.

UAE 노동부 측은 해당 기부금을 납기일 내 납부하지 못하거나 미준수 사실을 숨기기 위해 서류를 위조하는 등 불법을 저지를 경우 근로 허가증(Work Permit) 발급 중단 등의 불이익이 가해질 것이라 밝혔다.

준수 기업에 대한 혜택 보장

UAE 정부는 2021년 9월 민간부문의 자국민 고용 촉진을 위해 인재 경쟁력 프로그램(Emirati Talent Competitiveness program)인 나피스(NAFIS)를 출범했다. NAFIS는 자국민 구직 및 급여 지원, 육아수당·연금·실업급여 지급 등의 업무를 관장하는 종합 취업 포털이다. 특히 민간기업 회원들에는 급여 및 연금 지원을 통해 자국민 고용 시 기업의 재정적 부담을 줄여주고, 취업 알선 프로그램을 통해 자국민 인력을 연결해 주기도 한다. 이는 에미라티제이션을 필수로 이행해야 하는 우리 기업에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ICV 점수가 필요한 기업의 경우 점수를 받을 수도 있다.

<신규 채용 자국민 월별 급여 지원>

(단위: AED)

주: 구체적 수치 및 지원 내용은 추후 변동될 수 있음

[자료: UAE 노동부]

< 자국민 신규 채용 시 연금납부 보조금 지원 >

(단위: %)

주: 구체적 수치 및 지원 내용은 추후 변동될 수 있음

[자료: UAE 노동부]

또한, 자국민 채용 및 훈련 등에서 주요 성과를 달성한 기업은 UAE 노동부와 관련된 서비스 비용을 최대 80%까지 감면해준다. UAE 노동부에 따르면 NAFIS 가입은 기업에 장려되는 부분이긴 하나 필수 항목은 아니라, 미가입 시에도 별도의 과태료 부과는 없을 예정이다. 다만, NAFIS를 통한 구인을 권장하며, 상기 지원 혜택을 받고자 하는 기업은 2022년 9월까지 필수로 NAFIS에 가입해야 한다고 한다.

UAE 민간기업의 에미라티제이션 시행 현황

2022년 5월 UAE 정부는 에미라티제이션 의무화를 발표했고, 2022년 7월 기준 이미 UAE 내 16개 기업이 에미라티제이션 목표 3배를 달성해 우수사례로 선정되었다. UAE 노동부는 이에 대한 인센티브로 해당 16개 기업을 티어 1로 승격시킨 바 있다. 16개 기업은 아래 표와 같으며, 이 외 UAE 내 민간기업에서의 에미라티제이션 이행 현황 및 훈련 프로그램 운영 사항을 알아보고자 한다.

<에미라티제이션 우수사례로 뽑힌 16개 기업 목록>

[자료: 현지언론 Khaleej Times]

1) 디피 월드(DP World)

디피 월드는 두바이에 소재한 항만 운영사로, 중동지역 최대 항구인 제벨알리항(Jebel Ali Port)을 관리·운영한다. 이 외 미나 라시드 크루즈 터미널 및 코스트 버트(Mina Rashid Cruise Terminal and Coastal Bert), P&O 마리나(P&O Marinas), 미나 알 함리야(Mina Al Hamriya), 제벨알리 프리존(JAFZA; Jebel Ali Free Zone), 국립산업단지(NIP; National Industrial Park), 두바이 오토존(DAZ; Dubai Auto Zone) 등도 운영한다. 디피 월드는 약 7명의 UAE 자국민 직원을 채용했고 이중 2명은 여성 근로자이다. 이 7명의 직원은 각각 파이낸싱팀, 전략팀, 스마트무역팀, 선박 운항팀, 관광 항구 관리팀 등에서 활약하고 있다. 또한 무역, 물류에 특화된 에미라티제이션 프로그램을 자발적으로 시행함으로써 자국민 교육, 채용의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 디피 월드에서 시행하는 에미라티제이션 프로그램 >

[자료: 디피 월드]

2) 셸 UAE 법인(Shell UAE)

셸 UAE 법인은 3명의 UAE 자국민 여성을 에미라티제이션 성공사례로 꼽고 있다. 이 3명의 직원은 중동·남아시아·아프리카(MEASA) 지역 영업팀, 파이낸싱 팀, HR팀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관련 학위와 동종 업계에서의 경력을 인정받아 핵심 인력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 외에도 셸 UAE 법인은 엔지니어, 연구원, IT 전문가 등 실무자부터 법률 컨설턴트, 인사 고문, 비즈니스 분석가 등 관리자까지 다양한 경력의 자국민을 다수 채용해 에미라티제이션을 준수하고 있다.

시사점

해당 정책은 발표 직후 발효되었으며 오는 2023년 1월까지 할당량(2%)을 달성하지 못한 기업에 기부금 부과 조치가 이루어질 예정으로, 50명 이상의 사업장을 운영하는 우리 기업들은 신속한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별 에미라티제이션 비율 산출 기준은 전체 직원 수가 아닌 숙련노동자(Skilled worker) 수를 기반으로 계산한다. 상기 언급했듯이, 숙련노동자는 비즈니스 매니저, 전문직, 엔지니어 등이 포함되는데, 기업에서 자국민 고용을 최소화하고자, 숙련노동자를 채용하고도 비자 카테고리를 기능직 노동자(Unskilled worker)로 선택하여 진행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UAE 정부도 이러한 관행을 파악하고 있어, 숙련노동자 대비 기능직 노동자의 근로 허가증 발급 비용을 더 비싸게 부과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숙련노동자의 비중을 높여 자국민 고용 확대로 연계시키려는 노력의 일종으로 우리 기업의 주의가 필요하다. 아울러 상기 내용은 Ministerial Resolution No. (279) 비공식 번역본을 토대로 작성됨에 따라 향후 구체적인 법적 해석이 달라질 수 있으며, 구체적인 대비를 위해 UAE 내 법무법인에 공식 자문을 받아보길 바란다.

자료원: UAE 노동부, u.ae, NAFIS, 현지 언론(WAM, Khaleej Times, Gulf News, The National, Arabian Business, Gulf Business), Al Tamimi, Lexology, Gowling WLG, DP World, Shell UAE 및 두바이무역관 자료 종합